Page 151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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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151
(客)이 무궁무진한데,그로써 ‘사사무애법계’를 밝힌다.
옛날 현수국사(賢首國師)는 거울과 등불의 비유를 세워 말한
바 있다.열 개의 거울을 동그랗게 나열하고 그 가운데 등불 하
나를 설치하고서 동쪽 거울을 바라보면 나머지 아홉 개의 거울
에 비친 등불이 또렷하게 일제히 나타나며,남쪽 거울을 살펴보
아도 이와 같다.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처음 정각(正覺)을 이루
시고 보리도량(菩提道場)을 떠나지 않으신 채 많은 도리천(忉利
天)을 오르내리셨으며 모든 곳까지 이르러,7처 9회(七處九會)에
화엄경 을 설하셨다.
설두스님은 제망의 구슬로써 ‘사사무애법계’를 보인 것이다.
그래서 6상(六相)의 의미는 매우 명백하다.그것은 바로 총상(總
相),별상(別相),동상(同相),이상(異相),성상(成相),괴상(壞相)이
다.이 중 한 모습만 말해도 6상이 다 포괄되는데도 중생은 매
일 쓰면서도 알지 못할 뿐이다.
설두스님은 제망의 구슬을 들어 법을 설하여 대비의 화두를
비유하였다.
이와 같이 그대들이 이 마니주의 그물 속에서 주장자(납승의
본분사)를 잘 밝히고 신통묘용으로 출입에 걸리적거림이 없어야
천수천안을 볼 수 있을 것이다.그러므로 설두스님은 “주장자
끝에 손과 눈이 어디에서 일어날까”라고 하여,그대들이 주장자
끝에서 깨침을 얻고,일갈(一喝)에서 이를 알도록 한 것이다.
덕산스님은 문에 들어서기만 하면 바로 주장자로 쳤는데 말
해 보라,손과 눈이 어디에 있었는가를.그리고 임제스님은 문
에 들어가기만 하면 일갈(一喝)을 하였는데 말해 보라,손과 눈
이 어느 곳에 있었는가를.그리고 설두스님은 무엇 때문에 맨
끝에서 “쯧쯧!”이라고 착어를 했을까?참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