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5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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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155


               송
               한 덩어리 해맑음에는 언어와 정식[謂情]이 붙을 수 없으니
                -마음으로 헤아리기만 하면 바로 빗나가고 생각을 움직이기만 하면
                 틈이 생긴다.부처님의 눈으로 엿보아도 보지 못한다.
               인간․천상이 이로부터 공생(空生:수보리)을 보았네.
                -수보리에게 서른 방망이를 먹였더라면 좋았을걸.이 늙은이를 무엇
                 하려고?설령 수보리라 해도 3천 리나 멀리 떨어지리라.

               조개는 (달빛을)머금고 토끼는 새끼 배었다는 깊고 깊은 뜻을
                -그래도 바로 그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무슨 의도가 있느냐?다시 깊
                 고 깊은 뜻을 들먹여서 무엇 하겠는가?

               일찍이 선가(禪家)와 더불어 법전(法戰)을 하였네.
                -전쟁이 끝났으니 천하가 태평하다.알았느냐.(원오스님은)치면서 말
                 한다.(설두)스님,몇 대나 얻어맞았소?


               평창
                   “한 덩어리 해맑음에는 언어와 정식이 붙을 수 없으니”라는
                 것은,설두스님이 한 구절로써 훌륭하게 송을 하여,자연스레
                 옛사람의 뜻을 알아차린 것이다.6근(六根)이 맑고 맑으니 이것
                 이 무엇일까?이 한 덩어리는 맑고 밝으며 고요하니,천상에서
                 찾을 것이 없으며 남에게 구할 것도 없다.항상 변함없는 광명
                 이 눈앞에 나타나 천 길의 벼랑에 우뚝 서 있는 듯하다.위정

                 (謂情)이란 언어와 정식[情塵]이라는 뜻인데,이것은 끊어 버려
                 야 한다.
                   법안(法眼)스님의 원성실성(圓成實性)송은 다음과 같다.

                     이치가 다하여 정식과 언어[情謂]를 잊으니
                     어떻게 똑같다고 말할 것마저 있으랴.
                     서리 내린 밤 밝은 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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