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6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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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가는 대로 앞 시내에 어린다.
과일이 익으니 원숭이 살찌고
산이 깊으니 길을 잃겠구나.
머리 드니 조각달빛이
원래 서쪽에 머물렀구나.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마음은 6근(六根)이요,법은 6진(六塵)이라.
두 가지는 마치 거울 위의 흔적,
티끌과 때가 다할 때 비로소 빛이 나고
마음과 법을 모두 잊으면 본성이 참다우리.
세 칸 초가집에 사노라니
한 줄기 신기한 빛 일만 경계 한가롭다.
시비를 가지고서 나를 분별하지 마오.
덧없는 생애 천착한들 무엇 하리.
이 송에서도 한 덩어리의 해맑음에는 언어와 정식이 붙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간․천상이 이로부터 공생(空生)을 보았다”고 했는데,듣
지 못하였는가,수보리가 하늘과 한 대화를.
수보리가 바위에 한가로이 앉아 있노라니,하늘 나라에서 많
은 꽃비를 내리며 찬탄하니,수보리가 말하였다.
“공중에서 꽃비를 내리며 찬탄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 범천(梵天)입니다.”
“ 그대는 무엇 때문에 찬탄하는가?”
“ 저는 존자께서 반야바라밀다를 훌륭하게 설하심을 소중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