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P. 158
158
제 91칙
염관의 무소뿔 부채[鹽官犀扇子]
수시
알음알이와 견해를 초월하여 끈끈한 집착의 결박을 풀어버리
고 향상의 종지를 일으키고 정법안장을 세우려면 반드시 시방
이 일제히 호응하고 팔방이 영롱하여야만이 이러한 경지에 이
를 수 있다.
말해 보라,함께 도를 깨쳐 얻고 생사를 함께할 수 있을까?
거량해 보리라.
본칙
염관스님이 하루는 시자를 불러 말했다.“무소뿔 부채[犀牛扇]
를 가져오너라.”
-언어문자를 적잖이 늘어놓는군.‘이것’과 비교해서 더 좋은 물건인
가?
“부채가 다 부서져 버렸습니다.”
-애석하다.좋은 물건이다.무슨 말 하느냐!
“부채가 부서졌다면 나에게 무소를 되돌려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