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8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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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드시 교묘한 가운데 교묘하고,기특한 가운데 기특하여야만
                 이 그의 귀착점을 알 것이라는 말이다.설두스님의 뜻은 많은
                 성인 가운데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만일 작가가
                 있었다면 이와 같이 하지 않았으리라는 점이다.왜냐하면 문수
                 보살이 백추(白槌)를 치면서 “법왕의 법을 자세히 살펴보오니,
                 법왕의 법이 이러하군요”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설두스님이 “법왕의 법령이란 이와 같지 않은 줄을 알았네”
                 라고 말하였는데,왜 이처럼 말했을까?당시 회상 가운데 영리
                 한 놈이 정수리[頂門]에 외알눈을 갖추고 팔꿈치에 호신부(護身
                 符)를 붙이고서 세존께서 법좌에 오르시기 이전에 알아차렸다
                 면 다시 굳이 문수가 백추를 칠 이유가 있었겠느냐?
                    열반경 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선타파(仙陀婆)는 한 이름에 네 가지 의미가 있다.첫째는
                 소금,둘째는 물,셋째는 그릇,넷째는 말[馬]이다.한 지혜로운

                 신하가 있었는데 이 네 가지의 뜻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왕이
                 씻고자 하여 선타파를 찾으면 신하는 곧 물을 받들어 올렸고
                 밥 먹을 때는 소금을 받들어 올렸고,음식을 먹은 후엔 그릇에
                 음료를 대령했으며,외출하려 하면 말을 받들어 올렸다.(이와
                 같이)왕의 뜻에 따라 움직여 어긋남이 없었다.이는 밝고 영리
                 한 놈이어야 이처럼 할 수 있다.”
                   어떤 스님이 향엄(香嚴)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왕이 찾는 선타파입니까?”
                   “ 이리 오너라.”
                   스님이 다가오자,향엄스님이 말씀하셨다.
                   “둔한 놈이군!”
                   또다시 조주스님에게 “무엇이 왕이 찾는 선타파입니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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