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4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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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4칙
능엄경의 보이지 않는 것[楞嚴不見處]
수시
소리 이전의 한 구절은 일천 성인도 전하지 못하고,면전의
한 실오라기는 긴 시간 끊임이 없다.
청정히 훌훌 벗고 말끔히 비어 있는 노지(露地)의 흰 소[白
牛]이다.눈이 오똑하고 귀가 쫑긋한 영리한 황금빛털 사자[金
毛獅子]는 그만두고,말해 보라,무엇이 노지의 흰 소인가?
본칙
능엄경 에 이르기를 “내(부처님)가 보지 않을 때에 왜 (그대
는)내가 보지 않는 곳을 보지 못하는가?
-좋은 소식이다.보아서 무엇 하려고.석가 늙은이도 허물이 적지 않군.
만일 내가 보지 않는 곳을 본다면 자연 저 (여래가)보지 않는
모습이 아닐 것이다.
-쯧쯧!무슨 부질없는 수고냐?산승을 이랬다 저랬다 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만일 내가 보지 않는 곳을 보지 못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