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2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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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임[殺賊]이라 하는데,이는 그 기능으로 이름을 붙인 것이다.
                 81 품(八十一品)의 번뇌를 끊고 모든 번뇌를 다하여 범행(梵行)이
                 갖추어지니,이것이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는 아라한(阿羅漢)의
                 지위이다.삼독(三毒)이란 탐욕[貪]․성냄[瞋]․어리석음[癡]으로
                 근본 번뇌(根本煩惱)이다.81품도 끊어 다하였는데 삼독이야 말
                 해 무엇 하랴.

                   장경스님의 “차라리 아라한에게 삼독이 있다 말할지언정 여
                 래에게 두 종류의 말씀이 있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는 대의
                 는 여래에겐 진실한 말씀 아닌 것이 없음을 나타낸 것이다.
                    법화경 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 한 일만 진실할 뿐 나머지 둘은 진실이 아니다.”또 “일
                 승법(一乘法)이 있을 뿐,이승도 삼승도 없다.”
                   세존께서 300여 회에 걸쳐 중생의 근기를 살피시어,가르침
                 을 내리시고 병에 따라 약을 주시듯 하였으나,모든 설법이 결

                 코 두 종류의 말씀이 아니었다.부처님의 의도가 이러니 그대들
                 이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부처님이 일음(一音)으로 연설하신 법이 없지는 않지만,장경
                 스님은 결국 여래의 말씀을 꿈에서도 보지 못하였다.왜냐하면
                 음식을 말로만 하는 사람은 끝내 배부르지 않는 것과 매우 같
                 기 때문이다.
                   보복스님은 그(장경스님)가 평상시에 교(敎)를 말하는 것을

                 보고 질문을 하였다.
                   “어떤 것이 여래의 말씀인가?”
                   “ 귀먹은 사람이 어떻게 이것을 들을 수 있겠느냐?”
                   그(장경스님)는 언제나 귀신 굴속에서 살림살이를 해 왔었다.
                   보복스님은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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