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8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P. 188

188


                   진흙 부처는 물을 건너면 풀어져 버릴 것이며,쇠 부처는 용
                 광로를 지나면 녹아 버릴 것이며,나무 부처는 불을 건너면 타
                 버릴 것이다.이를 알기에는 별로 어려움이 없다.그러나 설두
                 스님 1백 칙의 송고(頌古)는 말을 늘어놓거나 사량분별을 했지
                 만 유독 이 세 송에는 납승다운 숨결이 있다.이 송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그대들이 이 세 송을 철저히 깨칠 수 있다면

                 참구를 그만두더라도 말 안 하겠다.

               송

               진흙 부처[泥佛]는 물을 건너지 못하니
                -콧구멍까지 젖어 흐물거린다.바람도 없는데 물결이 일어났다.
               신광(神光)이 천지를 비추네.
                -뭐 상관할 거 있나.토끼를 보자마자 매를 날려보내는군.

               눈 위에 계속 서 있었더라면,
                -한 사람이 헛소문을 내자 모든 사람이 실제인 양 전한다.점점 더 잘
                 못되어 가는군.누가 그대 오는 것을 보았으랴.

               어느 누가 허풍을 떨지 않았으랴.
                -절에 들어가면 (무슨 절인지)간판을 살펴봐라.하루종일 오르락내리
                 락하는 것은 무엇일까?화상(설두스님)이 바로 그였구나.

               평창
                   “진흙 부처[泥佛]는 물을 건너지 못하니 신광(神光)이 천지를
                 비추네”라는 한 구절의 송은 명쾌하다.말해 보라,무엇 때문에
                 갑자기 신광을 끌어들였을까?이조(二祖)스님이 처음 태어났을
                 때 신비스러운 광채가 방안을 밝게 비추어 은하수까지 뻗쳤으
                 며 또 하루 저녁은 신인(神人)이 나타나 이조스님에게 “왜 여기

                 에서 오래 머무르느냐?그대가 도를 얻을 시기가 다가온다.마
   183   184   185   186   187   188   189   190   191   192   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