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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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63
-(틈새가)벌어져 있군.맑은 하늘에 갑자기 우레 치는 소리다.내질러
라!
“호떡!”
-혀끝이 윗잇몸에 딱 붙어 (말을 못 하는군).(자취마저도 싹)사라졌
다.
평창
스님이 운문스님에게 “어떤 것이 부처와 조사를 초월한 말입
니까?”라고 묻자,운문스님은 “호떡!”이라는 말하였는데,머리털
이 쭈뼛이 솟구쳐 오름을 느꼈느냐?납승들이 부처를 묻고,조
사를 묻고,선(禪)을 묻고 도(道)를 묻고,향상(向上)을 묻고 향하
(向下)를 묻다가,다시 물을 만한 것이 없으면 이제는 질문의
단서를 일으켜 부처와 조사를 초월하는 말을 묻는다.
운문스님은 작가였다.강물이 깊으면 배가 높이 뜨고,진흙이
많으면 불상이 크게 마련이다.그래서 운문스님은 “호떡!”이라
고 답하였다.“도란 아무렇게나 행하여지지 않고,공이란 헛되
이 베풀어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운문스님은 다시 대중 법문을 하였다.
“그대들은 조작으로 이해하려고 하지 마라.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보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이 무엇인가를 묻고,부처와
조사를 초월하는 말이 무엇인가를 묻는다.그대들은 무엇을 부
처라고 하며,무엇을 조사라고 여기기에 부처와 조사를 초월한
말에 대해 이야기하는가?삼계(三界)를 벗어난 것을 물었으니,
그대들은 삼계를 가져와 봐라.무슨 견문각지(見聞覺知)가 있길
래 그대들에게 장애가 되었으며,무슨 성색(聲色)과 불법(佛法)
이 있길래 그대들을 깨쳐 줄 수 있었으며,무슨 장애가 있길래
차별적인 견해를 지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