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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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69


                 님의 아들이 되었네”라고 했는데,선(宣)이란 밝게 나타남이며,
                 오묘한 감촉이란 밝음[明]이다.오묘한 감촉을 깨쳤다면 부처님
                 의 아들이 되어 곧 부처의 경지에 머무른 것이다.
                   요즈음 사람 또한 목욕하기도 하고 물로 씻기도 하면서 이처
                 럼 만지는데,무엇 때문에 깨닫지를 못할까?이는 모두가 6진
                 (六塵)경계의 미혹에 가리고 끈끈한 피부가 뼈에 달라붙은 듯

                 집착하기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씻어도
                 얻은 바 없으며,물을 만져도 얻은 바 없고,수인삼매 또한 얻
                 은 것이 없다.말해 보라,이는 오묘한 감촉이 또렷이 밝은 것
                 인가,아닌가를.이를 똑바로 볼 수 있다면 바로 이것이 오묘한
                 감촉으로 부처님의 아들이 되는 것이다.
                   요즈음 사람 또한 물을 만지는데 오묘한 곳을 보았느냐.오
                 묘한 감촉이란 일반적인 감촉이 아니라,감촉한 사람과 서로 합
                 하면 감촉이라 하지만,여의면 아니다.

                   현사(玄沙)스님이 산마루를 넘다가 돌부리에 발가락이 부딪
                 친 일,또는 덕산의 방망이도 오묘한 감촉이 아니겠느냐.이처
                 럼 자유자재하여야 비로소 이처럼 할 수 있는데 만일 (오묘한
                 촉감을)몸에서만 찾는다면 이와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그대들
                 이 자유자재하다면 굳이 목욕하러 들어간 것에만 한정할 필요
                 가 있겠는가?한 터럭 끝에 보왕(寶王)의 세계가 출현하고,미세
                 한 티끌 속에 큰 법륜(法輪)을 굴릴 수 있을 것이다.한 곳을 꿰

                 뚫으면 천곳 만곳이 일시에 꿰뚫리니 고집스럽게 하나의 소굴
                 만을 지키지 마라.모든 곳이 다 관음(觀音)이 진리로 들어가는
                 문이다.
                   옛사람은 소리를 듣고 도를 깨닫기도 하였고,색(色)을 보고
                 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한 사람이 깨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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