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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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71


                 룬들 무엇 하겠는가?
                   “긴 침상 위에 다리 펴고 누웠다”는 것은 옛사람[夾山善會]
                 스님의 말에

                     분명하고 분명하여 깨달은 법 없는데
                     깨닫는다고 하면 도리어 사람들을 미혹하게 하는 것이니
                     두 다리 쭉 펴고 잠자노라.

                     거짓도 없고 참도 없구나.

                 라는 말이 있다.그러므로 가슴속에 (무심하게)일삼지 말고 배
                 고프면 밥 먹고 피곤하면 잠자는 것이다.
                   설두스님의 뜻은 “그대가 목욕하러 들어가서 오묘한 감촉으
                 로 또렷이 밝음[宣明]을 깨달았다 말한다면,그것은 무심하여
                 일삼지 않는 납승의 본분에서는 마치 꿈속에서 꿈 이야기를 하
                 는 것과 같을 뿐이라”는 것이다.그러므로 뒤이어 “꿈속에서 원

                 통을 깨달았다 말하니,향수로 씻었다 해도 얼굴에 침을 뱉으리
                 라”고 말한 것이다.
                   비록 그렇긴 하지만 이는 더러운 물을 갑자기 끼얹는 것과
                 같을 뿐인데,무슨 원통(圓通)이니 어쩌니 할 수 있겠는가?설두
                 스님은 “이러한 놈에겐 당장에 얼굴에다 침을 뱉겠다”는 것이
                 다.그러므로 산승은 곧 “흙 위에 흙을 한 겹 더한 격이다”고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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