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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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77
“무엇이 부처입니까?”
“ 부처지.”
“ 무엇이 도입니까?”
“ 도라네.”
“ 무엇이 선(禪)입니까?”
“ 선이지.”
“ 달이 둥글기 전에는 어떠합니까?”
“ 세개 네개 삼켜 버렸다.”
“ 온전히 둥근 뒤에는 어떠합니까?”
“ 일곱 개 여덟 개를 토하였다.”
투자스님은 사람을 제접하면서 항상 이 솜씨를 사용하였다.
이 스님에게 답한 것도 똑같이 “그렇다”는 말이었을 뿐이나
이 스님은 두 차례나 얻어맞았다.그러므로 설두스님은 “저기에
서도 이와 같았고 여기에서도 이와 같았다”고 말하였다.이 네
구절은 투자스님을 일시에 송(頌)한 것이다.끝에서 다시 이 스
님을 노래하기를 “가련쿠나,험난한 파도를 타고 넘나드는 무수
한 사람들아”라고 하였는데,이 스님은 감히 (적군의)깃발과
북을 훔치는 것처럼 위험을 무릅쓰고,“화상은 방귀뀌는 소리
하지 마라”하였고,또한 “화상을 말뚝에 매인 노새라고 불러도
되느냐”고 말하였다.이것이 바로 험난한 파도를 타고 넘나드는
것이다.
스님이 갖은 재주를 다 부렸지만 여전히 투자스님의 언구 속
에서 죽어 버려,투자스님은 이 스님을 후려쳤다.
바로 이것 때문에 결국 조수물 속에 떨어져 죽은 것이다.
설두스님께서 스님을 염송(拈頌)하였다.
“홀연히 다시 살아나 선상을 번쩍 들어 엎어 버렸다면 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