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P. 83
벽암록 下 83
“열반경(涅槃經)입니다.”
“ 선정에 들기 이전에 들었느냐,선정에 든 뒤에 들었느냐?”
“ 화상이 떠내려갑니다.”
“ 여울물에서 잡도록 하라.”
또한 능엄경(楞嚴經)에서는 “고요히 6식에 들어가 슬며시
8식에 잠긴다” 하였고, 능가경(楞伽經)에서는 “상생(相生)은
집착의 장애이며 상생(想生)은 망상이며,유주생(流注生)은 허망
을 좇아 유전(流轉)한다”고 하였다.만일 공용(功用)이 없는 경
지에 이른다 해도 유주상(流注相)가운데 있는 것이니,반드시
제3유주생상(第三流注生相)을 벗어나야 쾌활스럽게 자재할 수
있다.그러므로 위산스님이 앙산스님에게 물었다.
“혜적(慧寂)아,요즈음 어떻게 지내느냐?”
“ 스님께서는 그 견해(見解)를 묻는 것입니까,아니면 그 행해
(行解)를 묻는 것입니까?행해를 묻는다면 모르겠지만,견해라
면 한 병의 물을 다른 한 병에 붓는 것처럼 차별이 없습니다.”
이와 같으면 참으로 한 지방을 지도할 만한 스승이 될 수 있
다.
조주스님은 “급류 위에서 공을 친다”고 말하였다.이는 벌써
동글동글 구르면서 다시 급류 위에서 공을 치니,눈 깜박하는
사이에 지나가 버렸다.이를 비유하면 능엄경 의 말과 같다.
“급류의 물을 바라보면 편안하고 고요한 것과 같다.”그러므로
옛사람의 말에 “비유하면 급히 흐르는 물[駛*流水]처럼 끝내
16)
그침이 없이 흐르면서도 각각 서로를 모르는 것과 같다.모든
법도 이와 같다”고 하였는데,조주스님의 답변은 곧 이와 같다
고 하겠다.
*駛:음은 史이고,뜻은 빠르다[疾]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