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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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85


                 용’이라 한다.이는 어린아이와 한가지로서,눈․귀․코․혀․
                 몸․의식이 있으나 육진(六塵)을 분별하지 못하니,이는 꾸밈이
                 없기 때문이다.이러한 경지에 이르면 화룡(火龍)을 항복받고,
                 호랑이를 조복(調伏)하며,앉아 입적하거나 서서 입적하거나를
                 자재할 것이다.요즈음 사람도 눈앞의 모든 경계를 일시에 쉬어
                 버리면 된다.어찌 8지(八地)이상의 보살만이 이와 같이 할 수

                 있겠는가.그렇기는 하지만 꾸밈이 없는 자리는 여전히 산은
                 산,물은 물이다.
                   설두스님이 앞(제41칙)에서 “삶 속에 있는 눈도 죽음과 같다.
                 약 먹을 때 함께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으로 어찌하여 작가를
                 비춰 보느냐”고 송(頌)하였는데,조주스님과 투자스님은 작가였
                 다.그러므로 “두 작가가 모두 핵심을 분별한다”고 하였다.“아
                 득한 급류에서 공을 쳤다”고 하니 투자스님은 “한순간도 흐름
                 이 멈추지 않는다”고 말하였다.여러분은 귀결점을 아는가?설

                 두스님은 맨 끝에서 스스로가 착안해 보도록 하였다.이 때문에
                 “멈추지 않으니 떨어진 곳을 그 누가 알랴”고 말하였다.
                   이는 설두스님의 활구(活句)이다.말해 보라,귀결점은 어디
                 에 있는가를.

                                                    불과원오선사벽암록 권제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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