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0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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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七末那를 별론하지 않아도 수도상修道上에 관계없으므로” 생략한 것
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이 말나식의 설정과 관련하여 『백일법문』과
『선문정로』 사이에 입장의 변화가 발견된다는 점이다. 1967년의 『백일
법문』에서는 현수스님의 설을 취하지 않는다.
현수스님은 제7식을 “위로는 제8식에 합하고 아래로는 제6식에 합
한다. (上合第八, 下合第六.)”고 하여 제7식은 자체가 없으니 그대로 제
8식과 제6식으로만 설명하자고 말했습니다. 이것도 일리가 있는 말
이지만 엄격하게 우리의 정신상태를 분석해 보면 제7식을 두는 것
이 논리상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64
이에 비해 1981년의 『선문정로』에서는 현수스님의 설을 취해 제7식
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취한다.
부처님의 말씀인 『능가경』에서도 제7식은 본체가 없는 것이라 하였
고, 명말 4대 고승 중 한 분인 감산스님도 제7식은 본체가 없다고
하였다. 어디 거기에 그치겠는가? 8식설이 유식의 학설이기는 하지
만 정작 법상종의 소의경전인 『해심밀경』에서는 6식과 제8식만 거
론하였을 뿐 제7식은 나오지도 않는다. 이런 여러 자료를 근거로
추론할 때 제7식설은 『해심밀경』 이후 호법護法 계통 유식학파의 학
설이지 부처님의 말씀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 65
63 퇴옹성철(2015), p.65.
64 퇴옹성철(2014), 『백일법문』(상), 서울, 장경각, pp.371-372.
65 퇴옹성철(2015),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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