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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성을 띤다. 그래야 깨달음에 뜻을 둔 수행자의 어림짐작을 차단하

            여 은산철벽에 가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서 성철스님의 주장을 받아 수행실천에 들어가자

            는 것이 성철선의 입장이다. 사실 모든 경전과 선지식들의 설법은 하나
            의 방편이다. 『화엄경』과 『법화경』도 방편이고 『대열반경』도 방편이다. 성

            철선 역시 진정한 견성에 도달하도록 안내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볼 때,
            그 진정한 의의가 구현될 수 있는 것이다.

               어쨌든 성철스님은 『대열반경』을 논거로 하여 그 돈오원각론의 진리
            성을 증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모든 지위를 계승 발전의 관계가 아

            니라 단절과 극복의 관계로 보아 거듭 앞으로 나아갈 뿐인 향상일로의
            길에 대한 믿음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 중 ①의 ‘여如’ 자가 생략되었다. 여如는 여기에서 ‘나의 본성의 경
            우(如)’, ‘나의 본성을 말하자면(如)’ 정도로 해석될 수 있는 글자이다. 그

            것은 ②에 생략된 ‘즉시卽是’와 호응 관계를 이룬다. 그런데 일반적 한문
            의 어감으로 보자면 ‘여如’는 ‘~과 같은 것’이라는 의미를 담게 된다. 그

            렇게 되면 자아의 본성(我性)과 유사한 다른 것이 여럿 있다는 해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불필요한 해석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①과

            ②를 생략한 것이다.
               ③의 생략된 문장은 ‘이 비밀창고는 어떤 것으로도 허물어 무너뜨리

            거나 소멸시킬 수 없다. 비록 무너뜨릴 수 없지만 볼 수도 없다’는 뜻이
            다. 그러니까 이 문장은 불성의 모순적 특징, 즉 영원하여 생멸을 벗어

            나 있지만 직접 볼 수는 없다는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불성에 관해서는 이미 제2장 중생불성의 장에서 충분히 논의

            되었으므로 다시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또한 무상정
            각이 곧 견성이라는 점, 깨달아 아는 것(證知)만이 진짜 견성이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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