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5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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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정로』는 현대적 논문 집필의 방식으로 문장을 인용하고 그 출전

             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그것은 새로운 문맥을 구성하기 위한
             것이지 독자들을 원문의 맥락으로 끌고 들어가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원문의 맥락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구절들이 있으면 그것
             을 생략하여 독립된 문장을 만든다. 인용문만 가지고도 설법의 취지를

             분명히 할 수 있는데, 굳이 출전을 뒤적이도록 부추길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다.

                사실 성철스님에게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불조의 언설을
             『선문정로』 한 권으로 대신하고자 하는 집필 의도가 감지된다. 수행자가

             경전과 어록을 뒤적일 필요 없이 이 한 권의 책을 지침으로 삼아 오로
             지 수행에 매진할 수 있도록 추동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 것이다.

                ②의 ‘단제斷除’는 ‘제단除斷’의 단순한 어순 바꿈이다.



                【4-5】  ①[所謂]佛性은 非是作法이요 但爲煩惱客塵의 所覆이니
                若②[剎利婆羅門毘舍首陀]能斷除③[者]하면 卽見佛性하야 成無

                上道하느니라



                선문정로  불성은 중생이 본유本有한 것이요 조작造作한 법法이 아니
                다. 다만 번뇌인 객진客塵에 복폐覆蔽되어 있을 뿐이니, 만약에 그 번

                뇌를 단제斷除하면 즉시에 불성을 명견明見하여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성취하느니라.



                현대어역  불성은 지어서 만들어 내는 법이 아니라 다만 번뇌의 먼지에

                가려져 있을 뿐이다. 만약 [성직자나 왕족이나 평민이나 천민이] 이것
                을 끊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불성을 보아 무상대도를 성취하게 된다.




                                                             제4장 무상정각 ·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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