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2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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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다.

               번뇌망상에 가려 불성을 모르다가 번뇌가 소멸하면 밝은 지혜를 얻
            어 명료하게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멸진해야 할 번뇌란 무엇인가? 원

                                                             86
            문에서는 탐욕(貪婬), 분노(瞋恚), 어리석음(愚癡)의 번뇌 를 꼽는다. 이
            에 비해 성철스님은 아뢰야식의 3세를 멸진하는 일로 정의한다. 원래

            문맥에서는 번뇌의 종류를 말하는 데 비해 성철스님은 번뇌의 뿌리를
            말하는 것이다. 10지성인의 분증도 미세지해에 속하므로 견성이 아니

                      87
            라고 배제 하는 성철스님의 입장에서 번뇌의 멸진이란 가장 깊은 층차
            의 극히 미세한 망상의 멸진이라야 한다. 아뢰야 무기를 무심으로 착각

            하는 일을 차단하는 것은 성철선의 주된 지향에 해당한다. 다음의 해
            설을 보자.


               3세細의 극미망상까지 멸진무여滅盡無餘하면 자연히 구경무심究竟無
               心에 도달하나니, 이것이 견성이며 성불이다.               88



               무량한 번뇌를 말하는 문장을 해설하면서 이를 3세를 멸진하는 일

            로 대체하고 있다. 원래 무량번뇌와 그것을 다스리는 방법을 세세히 논
            하는 것은 선문에서 동의하는 바가 아니다. 말끝에 바로 눈떠 부처로

            사는 것이 선문의 길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이 안 된다면 화두일념으




                『
             86   大般涅槃經』(T12, p.408a), “雖有佛性皆不能見, 而爲貪婬瞋恚愚癡之所覆蔽故.” ;
                『大般涅槃經』(T12, p.408b), “貪婬瞋恚愚癡覆心不知佛性.”
             87   제성諸聖의 분증도 미세지해微細知解에 속하여 견성이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추
                호의 지해가 잔류하여도 증오치 못하고 일체의 지견해회知見解會가 철저히 탕진
                되어야 견성케 되므로 분증과 해오를 수도상의 일대 장애, 즉 해애解礙라 하여
                절대 배제하는 바이다. 퇴옹성철(2015), p.49.
             88   퇴옹성철(2015),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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