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1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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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명료하게 보지는 못한다는 뜻을 갖는다. 보살의 마지막 지위인 10지
조차 이처럼 완전하지 못한데 다른 경우는 말할 것도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 인용된 문장이다. 여래의 견성만이 완전한 것임을 드러내고자 하
는 설법 의도를 살리는 데 있어서 부분적인 견성을 논하는 해당 문장
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를 생략한 것이다.
【4-11-①】 十地①[住]菩薩이 雖見佛性이나 而不明了 니라
선문정로 10지보살이 비록 불성을 보나 명료치 못하느니라.
현대어역 10주보살이 불성을 보기는 하지만 명료하지 못하다.
[해설] 『대열반경』의 문장이다. 10지보살을 10주보살로도 표기한다
는 점을 보여주고, 또 10지보살의 견성이 바른 견성이 아님을 강조하고
자 하는 인용이다. 거의 동일한 의미를 전달하는 일련의 문장을 인용하
였는데 위 문장은 그 첫 번째이다. ①과 같이 ‘10주十住’를 ‘10지十地’로
대체하였다. 10지가 10주로도 표현된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하는 인용
의도를 고려하면 단순 오자에 해당한다.
성철스님은 남조 송宋의 혜엄慧嚴 등이 보완한 남본 『대열반경』 을
104
텍스트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 10주보살을 그보다 앞선 북량 담무참曇
『
104 대열반경』은 담무참이 번역하기 전에 동한 지루가참支婁迦懺 등에 의해 일부가
번역된 일이 있고, 또 동진東晉의 법현法顯 등에 의해 일부가 번역된 일이 있다.
특히 『대열반경』이 처음부터 완성된 것이 아니라 이후에 송출된 것이 있어서 내
용상 빠진 부분이 있으므로 혜엄慧嚴 등은 담무참의 번역본을 저본으로 하고 법
현 등의 번역본을 참고하여 개정본을 낸다. 이것을 남본열반南本涅槃이라 부르며,
이와 상대되는 담무참의 번역을 북본열반北本涅槃이라 부른다.
제4장 무상정각 · 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