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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어역 불성을 밝게 본다. 그런 의미가 있으므로 밝은 실천을 충분
히 갖춘 명행족이라 한다.
[해설] 여래의 다양한 호칭들을 설명하는 문장에서 명행족에 대한
설법을 가져왔다. 각각의 글자를 풀이하는 전통적 한문 해석법을 취하
여 명행족의 각 글자, 즉 명明과 행行과 족足에 대해 어원적 풀이를 제시
하고 있다. 인용문에 보이는 ‘불성을 분명히 보는 일(明見佛性)’은 족足에
대한 어원적 풀이의 하나이다. 그 전체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명明은 세 가지 밝음이라고도 한다. 보살의 밝음, 제불의 밝음, 밝
음 없는 밝음이 그것이다. 보살의 밝음은 반야바라밀이고, 제불의
밝음은 불안佛眼이며, 밝음의 실체가 없다는 밝음은 필경공畢竟空을
가리킨다. 행行은 무량겁 동안 중생을 위하여 모든 선업을 닦는 일
을 말한다. 족足은 불성을 분명히 보는 일을 가리킨다. 이러한 의미
로 명행족明行足이라 한다. 108
성철스님은 짧은 핵심 구절을 인용함으로써 불성을 분명히 보면 바
로 명행족明行足, 즉 여래라 부른다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였다. 엄밀
한 의미에서는 문장의 의미를 확대 해석한 경우에 속한다. 여기에서 명
행족의 각 글자가 갖는 의미들은 상호 인과, 혹은 등호(=) 관계로 연결
된다. 불안으로 밝게 보는 명明과 선업을 실천하는 행行과 불성을 분명
히 보는 족足은 논리적으로는 인과 관계가 되고, 내용적으로는 불이不二
『
108 大般涅槃經』(T12, p.771a), “又復明者名爲三明, 一菩薩明, 二諸佛明, 三無明明.
菩薩明者卽是般若波羅蜜, 諸佛明者, 卽是佛眼, 無明明者卽畢竟空. 行者於無量
劫爲衆生故修諸善業. 足者明見佛性. 以是義故名明行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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