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2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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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불세존은 선정과 지혜가 균등하므로 불성을 밝게 보아 분명하여
걸림이 없는데, 그것은 마치 손바닥의 암마륵과를 보는 것과 같다.
[해설] 아마륵과는 남방 과일로서 불성의 발현을 비유하기 위해 자
주 드는 비유이다. 과일이 크지 않아 손바닥에 들어간다. 자기 손바닥
에 쏙 들어가는 아마륵과를 보듯 해야 진정한 견성이라는 것이다.
『대열반경』에서는 10지보살이 수행 방편을 두루 갖추어서 불성을 보
기는 하지만 명확하게 보지 못한다는 점을 여러 방식으로 설명한다. 보
살은 불성을 보기는 하지만 귀로 듣는 것처럼 간접적으로 보고, 제불
세존은 눈으로 보듯 명확하게 본다는 것이다. 인용문은 이러한 문맥의
곳곳에서 가져온 것이다. 의미는 거의 동일하다. 이러한 반복적 문장
인용을 통해 오직 제불세존만이 견성했다고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
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성철스님은 이를 논거로 하여 돈오원각론의 주
장을 펼친다.
성철스님은 안견眼見을 ‘쌍안雙眼으로 불성을 통견洞見한다’로 번역하
였다. 불성은 모양으로 볼 수 없다. 다만 마지막 남은 근본무명을 타파
하고 나면 보이는 모든 것들을 나의 몸처럼 알게 된다. 이러한 일체종지
를 얻어 불성을 걸림 없이 보는 것이 제불세존임을 강조하기 위한 번역
이다.
제불세존은 불성을 직접 보되 손바닥 안에서 아마륵과를 보는 것과
같다는 뜻의 문장을 구성하는 ①의 ‘에서(於)’를 생략하였다. 단순 생략
이다.
②에서는 아마륵과阿摩勒菓의 ‘과菓’를 ‘과果’로 대체하였다. 둘 다 같
은 뜻이기는 하지만 여러 경전이나 『대열반경』에서 ‘과果’를 더 많이 쓰
고 있다. 표현의 통일을 위한 교정의 의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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