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3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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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불성을 보는 일에는 모양으로 보는 차원(相貌見)과 밝고 밝게

             보는 차원(了了見)이 있다. 모양으로 보는 차원은 연기를 보고 불을 보았
             다고 하는 것과 같고, 꽃과 잎을 보고 뿌리를 보았다고 하는 경우와 같

             으며, 담장 사이의 뿔을 보고 소를 보았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거짓말
             은 아니지만 여전히 추론과 관념이 개입되어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밝

             고 밝게 보는 차원은 손바닥의 아마륵과를 보는 일과 같다.
                이처럼 여래와 보살은 일체의 중생이나 성문, 혹은 연각 등과는 달

             리 불성을 밝게 본다. 그런데 이 문장은 독해하기에 따라서 10지보살의
             견성을 인정하는 문장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그래서 성철스님은 여기

                                                   112
             에서 말하는 보살은 대력보살이라고 정의 한다. 본래 이 문장은 열반
                                                           113
             에 임한 석가여래가 법의 불생불멸을 노래한 게송 과 그 설명에서 가
             져온 것이다. 여래는 이 게송이 단지 순타純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중
             생과 성문과 연각을 위한 것이며, 나아가 문수사리보살을 위한 것 임
                                                                         114
             을 밝힌다. 모든 보살은 문수사리보살로 대표되는 보살들로서 대력보
             살을 가리킨다는 성철스님의 정의는 이러한 문맥에 근거하고 있다.

                이 중 ①의 ‘눈으로 모양을 보는 것과 같다(如眼見色)’는 구절을 생략
             하였다. 앞의 요요견了了見과 의미상 중복되므로 생략한 것이다. ‘선남자

             善男子’를 생략한 것은 가섭보살과 석가여래의 대화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문장을 원문의 맥락에서 독립시키기 위한 조치이다. 성철스님은 인

             용문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그 설법 의도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112   그러니 ‘급제보살及諸菩薩’이라 함은 ‘유여문수등猶如文殊等’과 같이 대력보살大力
                 菩薩이다. 퇴옹성철(2015), p.95.
              113   大般涅槃經』(T12, p.707a), “本有今無, 本無今有, 三世有法, 無有是處.”
                 『
              114   大般涅槃經』(T12, p.707a), “善男子, 我爲化度諸衆生故而作是說, 亦爲聲聞辟支
                 『
                 佛故而作是說, 亦爲文殊師利法王子故而作是說, 不但正爲純陀一人說是偈也.”



                                                             제4장 무상정각 ·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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