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4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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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한다. 따라서 그 인용된 문장이 원문의 문맥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었다. 사소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선남자善男子’의 생
            략에는 이러한 입장이 반영되어 있다.

               ②의 ‘눈이 청정하고 손상이 없어서(眼根清淨不壞)’의 생략에는 두 가
            지 이유가 발견된다. 첫째, 그것이 ‘분명하게 불성을 본다(了了見)’는 첫

            구절과 내용적으로 중복되므로 생략하였다. 청정함에는 감각기관으로
            서의 정결성, 탐진치의 번뇌를 떠난 비구속성, 반야지를 체득한 무집착

            성, 상대적 분별 사유를 내려놓은 명징성 등의 의미가 포함된다. 무엇보
            다도 그것은 나와 대상을 둘로 나누지 않는 불이적 안목을 갖추었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그러므로 이것은 분명하게 불성을 보는 일과 의미상
            중복된다. 생략의 이유가 되는 것이다.

               둘째, 6근청정에 대한 전통적 정의를 의식하였기 때문에 생략하였
            다. 세친보살은 『법화경』의 해설에서 6근청정을 초지보살 이전의 지위

                    115
            로 규정 하였다. 또 일반적 천태교의에서는 이 6근청정의 지위가 52
            계위 보살 중 최초보살의 지위인 10신에 속하는 것 이라고 규정하기
                                                           116
            도 한다. 이 구절이 이러한 문맥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여래와 대력보살
            만을 견성이라 할 수 있다는 설법 의도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새

            로운 설명이 필요하다. 제반 번거로움을 피해 해당 구절을 생략한 것이
            다. 원문에서 이미 보살은 구체적으로 문수보살을 가리키는 것이라 명

            시했으므로 이를 생략해도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다.
               ③에서는 ‘아마륵과阿摩勒菓’의 ‘과菓’를 ‘과果’로 대체하였다. 같은 뜻이

            지만 보편적인 표현을 택한 것이다. 교정의 의도가 있다.


             115   妙法蓮華經憂波提舍』(T26, p.10a), “此得六根清淨者, 謂諸凡夫以經力故, 得勝
                『
                根用, 未入初地菩薩正位, 此義應知.”
             116   妙法蓮華經文句』(T34, p.138b), “十信心, 卽是鐵輪六根清淨位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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