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5 - 정독 선문정로
P. 195
④의 ‘보살마하살이 밝고 밝게 ~을 본다(菩薩摩訶薩了了見)’는 구절이
생략되었다. 설법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내고자 한 조치이다. 원문은 문
수보살과 같은 위대한 보살은 성문이나 연각을 넘어 여래와 다름이 없
음을 말하고 있다. 그 같고 다름의 기준은 무상·고·무아의 방편 교리
에 묶여 있느냐, 아니면 상·낙·아·정의 불성을 바로 보느냐의 여부에
있다. 이에 석가여래는 열반에 임해 가섭보살과 문수사리보살 등에게
방편을 모두 내려놓고 진정한 핵심 교리인 불성에 눈떠야 한다는 가르
침을 내린다. 전체 원문은 이러한 최종적인 가르침을 받아서 바르게 실
천하는 위대한 보살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에 비해 성철스님은 오직 여래와 대력보살만이 불성을 분명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 구절을 인용하였다. 특히 여기에
서 말하는 보살은 이미 불성을 본 대력보살을 가리킨다는 점을 강조하
는 입장이다. 이에 비해 보살마하살의 마하(大)는 성문이나 연각에 비
해 크다는 뜻을 담고 있다. 마하살의 의미는 논서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아무리 높이 잡아도 10지 초지 이상의 지상보살을 가리키는 용
어이다. 그래서 보살마하살을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⑤의 ‘또한 이와 같다. 비록 이렇게 보기는 하지만 애초에 본다는 관
념이 없다(亦復如是, 雖如是見初無見相)’는 구절이 생략되었다. 앞의 ④에서
주어가 되는 보살이 생략되었으므로 그에 대한 서술을 하고 있는 이
구절을 함께 생략한 것이다.
⑥에서는 ‘선남자여! 이러한 인연으로 내가 과거에 사리불에게 말하
기를, 일체 세간의 사문이나 바라문, 천인이나 천마, 범천이나 인간들
이 알 수 없고, 볼 수 없고, 깨달을 수 없다고 한 것이다(善男子! 以是因
緣, 我於往昔, 告舍利弗, 一切世間, 若有沙門若婆羅門若天若魔若梵若人, 所不知不見
不覺)’라는 긴 문장이 생략되었다. 오직 여래만이 남김없이 보고 깨닫는
제4장 무상정각 · 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