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2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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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10력 구족, 4무소외, 대사자후’라는 여래의 특징이 그대로 여래의

            호칭이 된다는 것이다. 성철스님은 이렇게 병렬되는 호칭의 하나인 불세
            존에 목적격 조사 ‘~를’을 현토하여 목적어로 바꾼다. 그런 뒤 ‘명名’에

            ②의 ‘위爲’ 자를 추가하여 ‘~이라 부른다(名爲)’는 뜻을 구성한다. 이를
            통해 불세존을 ‘진정한(大) 사문’이라고도 하고, ‘진정한(大) 바라문’이라

            고도 한다는 뜻이 형성된다. 병렬되는 단어군을 가져와 현토와 추가를
            거쳐 하나의 문장으로 바꾼 것이다.

               여래에게는 여래 10호를 포함하여 다양한 명칭이 헌정된다. 깨달음
            과 실천의 측면에서 여래만이 갖는 차별성을 강조하여 표현하는 일이므

            로 그 호칭은 거의 무한에 가깝다.
               성철스님은 호칭이 어떻든 그것이 정각을 표현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다를 바 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것을 인용하였다.


               여하如何히 호칭하여도 정각인 내용에는 변동이 없다. 이와 같이

               명견불성明見佛性한 여래세존을 방편상 보살로 표현하여도 명견불성
               明見佛性인 여래세존임에는 추호秋毫의 상관도 없다.                 118



               사실 여래가 갖춘 덕을 일일이 논의하는 것은 선문의 특기가 아니다.
            오히려 불성을 밝게 보는 일 하나로 그것을 묶어들이는 것이 수행으로

            이끄는 데 힘이 된다.
               그런데 왜 하필 35가지의 호칭 중 대사문, 대바라문의 호칭만을 가

            져온 것일까? 사문, 바라문은 진리의 완성을 향해 노력하는 수행자들
            이다. 그 노력의 과정에서 상호 간에 차별성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진리





             118   퇴옹성철(2015),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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