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9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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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두 가지 이유가 발견된다. 원래 이것은 ‘성문은 성스러운 마음을 모

             른다(聲聞不知聖心)’는 앞 구절에 대한 설명에 해당한다. 이미 지위와 인
             과와 계급이 없음을 특징으로 하는 성스러운 마음(聖心)을 제시했으므

             로 생략해도 무방하다고 보았을 수 있다. 다음으로 중복을 피하고자
             한 의도도 발견된다. 인용문의 말미에 ‘다시 계급과 지위를 거치지 않

             고(更不歷於階級地位)’ 본성을 돈오한다는 구절이 있다. 두 구절이 의미상
             중복되므로 이를 생략함으로써 단순 명료한 의미 전달이 이루어지도록

             한 것이다.
                다음으로 ①의 뒷 구절 ‘마음으로 헤아리고 망상으로 생각하여 원인

             (因)을 닦아 깨달음이라는 결과(果)를 증득하고자 한다(心量妄想, 脩因證
             果)’는 구절을 생략하였다. 성문은 이 작용 전체가 생멸 없는 이치의 드

             러남이자 성스러운 마음(聖心)의 작용임을 모른다. 그래서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자 한다. 마조스님의 돈오문은 공에 집착하는 성문의 이

             러한 조작적 수행을 반대하는 입장에 있다. 이에 비해 성철스님은 돈오
             를 주장한다는 점에 있어서 마조스님과 다를 바 없지만, 구경각에 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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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 위해 부단히 수행할 것을 권면하는 입장 이다.
                그렇다면 성철스님의 입장은 마조스님과 상호 충돌하는가? 그렇지

             않다. 화두참구라는 무심의 실천을 핵심으로 하는 간화선의 특징으로
             인해 그 모순이 해소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

             고자 하는 것이 망상이라는 구절은 추가적 해설을 필요로 하는 불편한




              122   그것은 성철스님이 간화선을 제창하는 선사였기 때문이라 이해된다. 간화선의 수
                 행에 있어서 부단한 노력은 깨달음의 기본조건이 된다. 성철스님은 자신의 간화선
                 체험에 바탕하여 이렇게 말한다. “보잘것없는 견해로 괜한 오기 부리지 말고 열심
                 히 공부해 6추뿐 아니라 3세의 미세망상까지 완전히 떨치고 오매일여, 숙면일여의
                 경계를 넘어서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견성이다.” 퇴옹성철(2015), p.74 참조.



                                                             제5장 무생법인 ·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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