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3 - 정독 선문정로
P. 223

선문정로  오悟라 함은 자가自家의 본성을 철오徹悟함이니 한 번 오달

                悟達하면 영원히 요오了悟하여 다시는 미혹하지 않는다. 백일白日이 출
                현한 때에 명암明暗의 상합相合하지 않음과 같아서, 지혜의 일광日光

                이 출현하면 번뇌의 암운暗雲이 소멸되고 내심內心과 외경外境을 요망
                了亡하여 망상이 생기生起하지 않으니⑤[않는다. 이미 망상이 생기하지 않

                으니] 이것이 곧 무생법인無生法忍이라, 본래부터 있는 것을 지금 갖는
                것이다. 수도와 좌선을 가차假借할 것 없이 수치修治하지도 않고 생기

                生起하지도 않으니 즉시 여래의 청정선淸淨禪이다.



                현대어역  깨닫는다는 것은 [바로] 자기의 본성을 깨닫는 것이다. 한
                번 깨달으면 영원히 깨달아 다시 미혹할 일이 없다. 마치 태양이 뜨

                면 어두움에 빠지지 않는 일과 같다. 지혜의 태양이 떠오르면 번뇌의
                어두움과 함께 할 일이 없다. 마음과 대상세계를 깨달아 [바로] 망상

                이 생겨나지 않게 된다. 망상이 생겨나지 않으면 그것이 바로 무생법
                인으로서 본래 있었던 것이고 지금도 있는 것이라 수도와 좌선을 빌

                릴 일이 없다. 수행도 없고 망상의 생성[좌선]도 없는 이것이 바로 여
                래청정선이다.



             [해설]  깨달음은 본래 갖추고 있는 자신의 본성을 깨닫는 것이므로,

             한 번 깨닫기만 하면 다시 잃어버릴 일이 없다. 그러므로 깨달으면 바로
             망상이 없는 무심에 이르게 되며 이를 무생법인이라 한다. 또한 이것은

             수도와 좌선에 기댈 필요도 없다는 의미에서 여래청정선이라 한다. 이
             것이 마조스님의 설법이 전하고자 하는 바이다.

                성철스님은 시종일관 선문의 돈오견성과 여래의 원각이 동일한 것이
             라는 주장을 펼친다. 여기에서 마조스님의 설법에 근거하여 무생법인과




                                                             제5장 무생법인 · 223
   218   219   220   221   222   223   224   225   226   227   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