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5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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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된 텍스트에 기초하여 설법을 전개한다. 무엇보다도 대체된 ‘생生’ 자를
적용하여 번역문을 제시한다. 그래서 ‘수행할 일도 없고, 좌선할 일도 없
는 것(不修不坐)이 여래의 청정선’이라는 문장이 ‘수치修治하지도 않고 생기
生起하지도 않으니(不修不生) 즉시 여래의 청정선’이라는 문장으로 바뀐다.
‘생기하지 않는다(不生)’는 것은 망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성철스님은 이를 통해 ‘닦을 일이 없다(不修)’는 말의 뜻을 분명히 하
고자 한다. 즉 닦을 일이 없는 것(不修)은 망상이 일어나지 않기(不生) 때
문이라는 것이다. 요컨대 불생不生이 아니라면 불수不修를 말해서는 안
되고, 불수不修가 아니라면 불생不生이 아니므로 진짜 무생법인이 아닌
것이다. 결과적으로 수행하지 않으면서 깨달음을 운운하는 경향에 대
한 비판, 깨달았다고 하면서 여전히 수행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 대
한 비판을 동시에 진행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좌坐’→‘생生’의 대체가 이루어졌다고 이해되는 것이다. 특히 이 장의 설
법 주제인 무생법인의 도리를 설하는 데 있어서 이러한 대체는 극히 효
과적이라 할 수 있다.
⑤와 같이 번역이 누락되었다. 초판본에 교정 지시가 있었으나 적용
되지 않고 2015년 본까지 내려온 것이 확인된다. 지시된 바와 같이 추
가하여야 한다.
【5-2-②】 未審師所說法은 如何오 師曰 ①[道由心悟, 豈在坐
也.] ②[經云, 若言如來若坐若臥, 是行邪道. 何故, 無所從來,
亦無所去,] 無生無滅이 是如來清淨禪이니라
로 이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미 구경각을 성취했으므로 다시 닦을 일이 없다는
말로 해석한다. 퇴옹성철(2015), p.107 및 『백일법문』(2014), pp.195-197 참조.
제5장 무생법인 · 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