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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에 생략된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일들을

            한다(爲諸衆生, 作不思議事)’는 구절은 상구보리와 짝이 되는 하화중생을
            가리키는 말로서 성불에 대한 전형적 표현이 된다. 이를 생략한 것은 깨

                                                                        132
            달음이 곧 중생제도이지, 중생제도가 따로 있지 않다는 일관된 뜻 을
            밝히기 위해서이다.

               ⑦의 ‘이것을 〜라 한다’는 문구를 구성하는 ‘시是’ 자가 생략되었는데
            단순 생략이며 의미상의 변화는 없다.

               ⑧에서는 ‘제諸’ 자를 생략하여 ‘모든 여래선(諸如來禪)’을 ‘여래선如來禪’
            으로 바꾸었다. 『능가경』에서는 여래선에 대해 여래선, 관찰여래선, 여

            래청정선, 제여래선 등의 다양한 명칭으로 표현하고 있다. 요컨대 ‘모든
            여래선’은 ‘여래선’과 동의어이다. 다만 이 ‘제諸’의 생략에는 청법자의 오

            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고려가 발견된다. ‘모든(諸) 여래선’이라 했을
            때 여래, 혹은 여래선에 여러 가지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분별에 빠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 여래는 여럿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여래는
            둘 아닌 중도의 다른 표현이다. 표현이 달라져서 무수한 여래가 있다 할

            지라도 이 다양한 형상이 본래 여여하여 둘이 아님을 보는 것이 여래선
            이다. 나아가 불지의 구경성을 강조하는 데 있어서 ‘제諸’를 생략하여 표

            현을 단순화하고자 하였던 것으로 이해된다.



               【5-4-①】     問하되 如今說此土에 有禪이라하니 如何오 師云不動
               不禪이 是如來禪이니 離生禪想이니라




             132   성철스님은 부처님의 중생에 대한 최대 공헌으로 불성의 발견을 든다. 불성의 존
                재와 그 개발의 방법을 선시宣示하지 아니하였으면 중생은 영원히 중생으로서 고
                해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런 점에서 각자 불성을 보는 견성의 실
                천이 바로 중생제도이다. 이에 대해서는 퇴옹성철(2015), pp.62-6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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