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5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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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과 같다고 해야 옳을 것 같다. 그래서 양의 뿔과 같다고 말한다. 그런
뒤에도 불꽃과 같다거니 검은 뱀과 같다거니 하면서 그것을 모양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그러나 그것은 보검의 실상을 보지 못하고 모양에 집
착하여 밖으로 찾아다니는 사람의 착각일 뿐이다. 그래서 배휴는 가섭
이 석가모니의 마음을 보고 그것을 전하는 사람이라면 결국 보검에 대
해 이런저런 측면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냐고 물었던 것이다.
이에 황벽스님이 답변한다. 스스로 본래의 마음을 깨닫는 것이 바로
여래의 마음을 깨닫는 일이라는 것이다. 직접 깨달았으므로 어떻게 말
해도 옳다. 심지어 이것은 양의 뿔과 같이 생겼다고 해도 옳다. 요컨대
가섭은 여래의 마음과 완전히 하나가 된 사람이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진정한 여래의 심부름꾼이다. 왜냐하면 여래와 한 몸이기 때문이다. 그
는 진정으로 말을 전하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여래의 뜻과 완전히 같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용문에서 ①의 ‘자自’ 자가 생략되었다. 밖에서 찾지 않고
‘스스로 깨닫는 일’을 강조하는 데 있어서 이 글자는 중요한 역할을 한
다. 생략할 이유가 없다. 번역문에도 ‘스스로 본심을 영득領得하였기 때
문에’와 같이 ‘자自’를 적용하고 있다. 복원되어야 한다.
②에서는 ‘구멱자求覓者인 양각羊角’으로 설명식 번역을 하였다. 보검
을 숫양의 뿔과 같다고 말하는 사람은 부처를 밖에서 찾는 사람(求覓者)
과 같다고 하는 말이 『열반경』에 보인다. 여기에서는 그러한 전후 맥락
이 없이 갑자기 양의 뿔이 나오므로 이것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식 번
역을 한 것이다.
【5-4-④】 問六祖는 不會經書어늘 何得傳衣爲祖오 ①[秀上座
是五百人首座, 爲教授師, 講得三十二本經論, 云何不傳衣.] 師
제5장 무생법인 · 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