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4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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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정로  문問, 가섭이 불타의 심인心印을 전수하였으니 전어인傳語人

               이 되는가. 사운師云, 여시如是니라. 운云, 만약 전어인傳語人이면 응당
               히 ②구멱자求覓者인 양각羊角을 이득離得하지 못하도다. 사운師云, 가

               섭은 스스로 본심을 영득領得하였기 때문에 양각羊角이 아니니, 만약
               에 여래심을 영득領得하여 여래의如來意를 명견明見하고 여래색상如來

               色相을 정견한 자는 여래사如來使에 속하여 전어인傳語人이 되느니라.


               현대어역  질문 : “가섭이 부처님께 마음의 도장을 받았으니 말을 전
               하는 사람이 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스님의 답변 : “그렇습니다.” 질

               문 : “만약 말을 전하는 사람이라면 보검을 양의 뿔에 비유하는 차
               원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말이 됩니다.” 스님의 답변 : “가섭은 [스스

               로] 본래 마음을 깨달았으므로 보검을 양의 뿔에 비유하여 이해하
               는 차원이 아닙니다. 여래의 마음을 깨달아 여래의 뜻을 보고 여래

               의 모양을 보는 이는 여래의 심부름꾼에 속하며 말을 전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해설]  승상 배휴의 질문에 황벽스님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완릉록』의 법문이다. 배휴가 질문한다. 만약 석가모니 여래의 마음을
            가섭이 받은 것이라면 가섭은 결국 석가모니의 말을 전하는 사람일 뿐

            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석가모니가 전한 마음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석가모니의 마음이 따로 있다면 가섭은 그것을 찾아다니는 입

            장이 된다.
               그것은 『열반경』에 비유된 바, 왕의 보물창고에 있다는 보검과 같다.

            왕자가 보검을 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우
            담발화같이 생겼다고 말한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그것은 숫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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