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6 - 정독 선문정로
P. 246

들이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묘사되는 방식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현장성을 지우고 문답의 핵심만을 드러내는 문장을
            구성하고자 한다. 이 생략도 그러한 예의 하나이다.



               【5-6-④】     聞擊竹而悟道하되 灼然不會祖師禪이라하고 見桃花

               而不疑어늘 敢保老兄猶未徹이라하니 ①[大底眞金百煉, 要須本分
               鉗鎚.] ②[蔣山今日, 當爐不避火迸, 敢道,] 仰山 玄沙는 不曾夢

               見香嚴靈雲의 汗臭氣在로다



               선문정로  격죽擊竹을 문聞하고 오도悟道하였으되 작연灼然히 조사선
               을 알지 못한다 하고, 도화桃花를 보고 의심하지 않거늘 노형老兄이

               오히려 미철未徹이라 하니, 앙산과 현사는 향엄과 영운의 한취기汗臭
               氣도 몽견夢見하지 못하였도다.



               현대어역  대나무에 기왓장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도를 깨달았지만 서

               슴없이 조사선을 알지 못한다 하였고, 복숭아꽃을 보고 다시 의심하
               지 않았지만 노형이 아직 철저하게 깨닫지 못했음을 장담한다고 했

               다. [대체로 진정한 금이 되려면 백 번의 단련이 필요하듯, 본분종사
               의 거듭되는 담금질이 필요하다.] [나 장산치절蔣山癡絶은 오늘 용광

               로 앞에서 불길을 피하지 않고 자신 있게 말하고자 한다.] 앙산과 현
               사는 향엄과 영운의 땀 냄새를 꿈에서도 맡지 못하였다.



            [해설]  앙산스님은 향엄스님이 기와 조각이 대나무에 부딪치는 소리

            를 듣고 깨달았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아간다. 그리고는 바로 당신은
            여래선만 깨달았을 뿐, 조사선은 깨닫지 못했다는 말로 그를 점검한다.




            246 · 정독精讀 선문정로
   241   242   243   244   245   246   247   248   249   250   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