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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핵심을 남김없이 드러낸 명작이다. 그래서 많은 방식으로 판각되었

는데, 그 판각에는 역대의 황제와 고승들의 서문이 따라붙는다. 남양스
님의 서문이 달린 이 판각만 해도 명 태조 주원장의 서문이 함께 붙어

있다.
남양스님에 의하면 모든 법이 한마음을 바탕으로 일어난 것이므로

불교의 핵심은 오직 ‘바탕으로서의 마음(心地)’을 깨닫는 데 있다. 또한
한마음의 일이므로 한 생각에 곧장 뛰어넘는 일이지 번다한 논의를 통

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반야심경』의 간략함을 찬탄하는 이 서문은
극히 짧지만 뛰어난 명문에 속한다.

①과 같이 ‘법法’ 자를 생략하였다. 원래 앞의 문장을 보면 ‘어떤 현상
도 마음에 바탕하여 일어나지 않는 것은 없다(何法不因心之所立)’라는 구

절이 있다. 생략된 ‘법法’은 이 구절의 ‘현상(法)’과 동일한 의미를 갖는 글
자이다. 그러니까 원문은 만법이 불생불멸임을 깨닫는다면 그것을 묘

각이라 한다는 뜻이 된다. 성철스님은 이 ‘법法’ 자를 생략하여 무생無生
으로 번역하고, 무생을 망상의 멸진으로 설명한다. 현상의 무생을 망상

의 무생으로 옮겼으므로 원문의 맥락과 어긋남이 있다. 그러나 망상이
멸진한 무념이라야 만법의 불생불멸을 깨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뜻은

상통한다.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는 구경무심이 무생법인의 본질이라고
강조하기 위한 생략에 해당한다.

②와 같이 ‘돈頓’ 자를 추가하여 ‘일념초월一念超越’을 ‘일념돈초一念頓
超’로 표현을 바꾸었다. 이로 인해 ‘한 생각에 뛰어넘는다’는 뜻에 ‘돈연

頓然’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성철스님에게 ‘돈頓’은 최초이자 최후이며,
찰나이자 영원인 깨달음을 표현하는 선종의 키워드이다. 남양스님이

‘일념초월一念超越’에 담고자 한 의미도 그와 다르지 않지만, 성철스님은
‘돈頓’을 추가하여 이러한 선종의 본색을 명확히 드러내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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