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3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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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의 지혜가 얼굴을 드러내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처럼 본래 갖추어
져 있는 부처의 지혜를 여는 일이므로 초발심에 바로 무상정각을 성취
한다는 말이 성립한다. 그러나 습관의 기운으로 인해 다시 분별로 돌아
간다. 무심의 지속성, 무심의 순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단계의 여하에 상관없이 깨달음에 이르는 오직 하나의 길은
무념을 닦아 무념을 성취하는 데 있다. 무념법을 닦아 구경무심에 이르
는 것은 6조스님이 제시한 길이고, 영명스님이 동의한 길이다. 성철스님
은 이를 논거로 하여 무념으로 깨닫는 것이 ‘원증돈증圓證頓證의 증오證
悟이며 견성의 표본’임을 강조한다.
【6-3-②】 金剛已還의 一切衆生은 ①[獨力業相大無明念, 未
出離故, 則是現示一切衆生,] 皆是有念일새 名爲衆生이요 一切諸
佛은 皆得無念②故로 名爲佛③[故]이니라
선문정로 금강 즉 등각 이하로부터의 일체중생은 개실皆悉 유념有念이
므로 중생이라 하고, 일체제불은 전부 무념을 증득하였으므로 불타
라 호명呼名한다.
현대어역 금강, 즉 등각 이전의 모든 중생은 [근본무명에서 일어나는
독력업상의 대무명념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모든 중생은] 모두
유념으로 나타나므로 중생이라 부른다. 모든 부처는 다 무념을 증득
하였으므로 부처라 부른다.
[해설] 『종경록』의 문장이다. 이에 의하면 등각보살까지는 중생이다.
모두 유념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무념을 성취하여야 부처라 할 수 있다
제6장 무념정종 · 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