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6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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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관심觀心과 견성見性은 기본적으로 둘이 아니므로 하나를 생략
한 것일 수도 있다. 동일한 말을 중복시켜 이해를 복잡하게 할 필요가
없다고 보았을 수 있다는 말이다.
둘째, 마음을 본다는 말에 따라다니는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자 한
것일 수도 있다. 성철스님은 교리적으로, 혹은 실천적으로 오해의 소지
가 있는 말은 과감히 생략하거나 조정한다. 생략된 구절의 ‘마음을 본
다(觀心)’는 말 역시 생멸심을 본다거나 마음으로 마음을 본다는 뜻으로
오해될 수 있다. 물론 원리적으로 보면 생멸심 이대로 진여심이다. 그런
데 실천적 차원에서 보면 진정한 무심에 이르지 못한 사람이 생멸심의
차원에서 이 말을 이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원래 이 「무념정종」 법문의 핵심은 망념이 떨어지고 진여자성의 본체
가 드러난 것을 무념이라 하며, 이것이 견성이고 성불이라는 점을 강조
하는 데 있다. 그런데 해당 구절은 다른 해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
분이 있다. 나아가 이 관심觀心이 신수스님의 간심간정看心看淨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 그러자면 인용의 목적을 흐리는 긴 설
명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생략이 행해진 것으로 보인다.
【6-5】 唯傳見性法하야 出世破邪宗하노라
선문정로 오직 견성하는 법만을 전하여 세상에 출현하여 사종邪宗을
파쇄破碎하노라.
현대어역 오직 자성을 보는 법만을 전하여 세상에 출현하여 삿된 종
파를 부순다네.
276 · 정독精讀 선문정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