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8 - 정독 선문정로
P. 278

다. 이에 비해 돈오견성이 도달점이라면 까마득하게 모를 뿐인 입장에

            서 알고자 하는 간절함으로 나아가는 일이 있게 된다. 그 여정은 근실
            함과 간절함으로 채워진다. 이것이 지나치면 수행 제일주의에 빠질 수

            있다. 당장 자성을 보고야 말겠다는 대발심이 없으면 안 되는 이유이
            고, 이것이 무엇인지를 진정으로 알고자 하는 자기 질문이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또한 눈뜨지 못한 자신에 대한 절망과 거듭 새로 일어나 몸
            을 던지는 발분망식의 마음이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이것이 없이 도달

            점으로서의 돈오견성을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고 억지로 힘을 쓰는 일
            을 능사로 삼는다면 자칫 무의미한 시간 보내기가 될 수 있다. 그러므

            로 성철선은 수행자 각자 스스로에게 자신의 철저하지 못한 발심, 철저
            하지 못한 수행, 철저하지 못한 깨달음을 자책하는 자세를 요구한다.



               【6-6】  若起①眞正[正眞]般若觀照하면 一剎那間에 妄念이 俱滅

               이요 若識自性하면 一悟에 卽至佛地니라



               선문정로  만약에 자성의 진정한 반야인 관조가 현전발기現前發起하
               면, 일찰나간一刹那間에 망념妄念이 구멸俱滅한다. 그리하여 자성을 식

               득識得하면 일오一悟해서 즉시에 불지에 도달한다.



               현대어역  진정한 반야관조가 일어나면 찰나간에 망념이 모두 사라집
               니다. 자성을 알면 한 번에 깨달아 즉시 부처의 자리에 이르게 됩니

               다.



            [해설]  바깥의 선지식도 있고 안의 선지식도 있다. 안내자로서의 바
            깥 선지식은 내 안의 선지식인 반야지혜를 일으키는 계기적 역할을 한




            278 · 정독精讀 선문정로
   273   274   275   276   277   278   279   280   281   282   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