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6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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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정로 만약에 진여본심 즉 진심을 식득識得하면 즉시 근본해탈이
요, 해탈을 체득하면 즉시 반야삼매며 무념이니라.
현대어역 본래 마음을 알게 되면 그것이 본래의 해탈입니다. 해탈을
얻었다면 그것이 바로 반야삼매이며 그것이 바로 무념입니다.
[해설] 『육조단경』에서 가져온 것으로 본래 마음을 아는 일과 해탈과
반야삼매와 무념이 동의어임을 밝히는 구절이다. 성철스님은 이것이 모
두 구경무심의 다른 이름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인용하였다.
불교의 교학이나 선문의 역사는 다양한 용어를 창안한 역사이기도
하다. 새롭게 창안된 용어는 기존의 용어에 침착된 관념의 먼지들을 떨
어내고 불교의 핵심을 새롭게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새로운 용
어는 기존의 성스러운 용어들에 대한 새삼스러운 눈뜸으로 연결된다.
그러므로 불교의 핵심을 놓치지 않는 안목으로 볼 때 새롭게 창안된 용
어들은 기존의 용어들과 동의어 관계에 있게 된다. 그러니까 12인연이
중도이고, 중도가 공이며, 공이 불성이다. 불성이 본래 마음이며, 본래
마음을 아는 일이 해탈이며, 반야삼매며, 무념이며, 무념이 대원경지가
되는 것이다.
【6-10】 云何爲頓悟오 答하되 頓者는 頓除妄念이요 悟者는 悟無
所得이니라
선문정로 어떤 것을 돈오라 하는고. 대답하되 돈頓이라 함은 일체 망
념을 단제斷除함이요, 오悟라 함은 오悟에 소득所得이 없음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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