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9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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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일이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 복잡한 논의에 빠져 생각을 작

             동하느라 무념의 직접적 실천에 바로 뛰어들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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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았기 때문이다. 강설에서 “무심인 무념은 구경불지” 라고 ‘무심=무념’
             을 먼저 설명한 것도 바로 이러한 고려에 의한 것이다. 수행자들로 하여
             금 복잡한 논의와 생각을 끊고 지금 당장 무념, 무심을 실천하는 실참

             에 들어가도록 이끌기 위한 조치이다.



                【6-12-①】  無念者는 一切處에 無心이 是니 無一切境界하며 無

                餘思求가 是니라 對諸境色하야도 永無起動이 是①[卽]無念이니 無
                念者는 是②[名]眞念也니라



                선문정로  무념이라 함은 일체처一切處에 무심함이니, 일체 경계가 없
                으며 ③[나머지] 사려思慮 희구希求가 없다. 모든 경계와 색상色相을

                대하여도 영원히 기멸起滅과 동요가 없는 것이 무념이니, 무념은 즉
                진여정념眞如正念이다.



                현대어역  무념이란 모든 곳에 마음이 없음을 가리킨다. 일체의 대상

                경계가 없고, 이런저런 생각과 추구가 없는 것을 가리킨다. 모든 대
                상경계의 모양을 만나도 생각이 일어나거나 움직이는 일이 영원히 없

                다면 그것이 [바로] 무념이다. 무념을 진실한 생각(眞念)이라 부른다.


             [해설]  성철스님이 중시한 『돈오입도요문론』은 일체처에 무심함을 특
             별히 강조한다. 위의 예문에서도 무념의 구체적 내용을 설명해 달라는




              154   퇴옹성철(2015), p.135.



                                                            제6장 무념정종 · 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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