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2 - 정독 선문정로
P. 312
必生愛憎, 不能脫灑也.] 此箇無心境界와 無念眞宗은 要猛利人
이라니 方能著實이니라
선문정로 내외가 허적虛寂하고 담연湛然히 응조凝照하야 일념도 불생
하는 심처深處에 도달하여서 연원을 철저히 투득透得하여 소연翛然히
자득自得하면, 그 당체當體가 허공과 같아서 변량邊量을 궁진窮盡하지
못한다. 상고 上古와 현금現今에 뻗쳐서 만상萬像이 나농羅籠하지 못하
며 범성凡聖이 구애拘礙하지 못하여 정나라적쇄쇄淨裸裸赤灑灑하나니,
이를 본래면목本來面目이라 본지풍광本地風光이라 한다. 일득一得하면
영원히 증득證得하여 미래제未來際가 다하여도 ⑦망실亡失하지 않나
니, 무슨 생사가 있어서 가히 체애滯礙하리오. 이 무심경계와 무념진
종無念眞宗은 맹리猛利한 사람이라야 능히 실증實證한다.
현대어역 안과 밖에 걸림이 없고 고요하며, 맑고 흔들림 없이 비추어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는 자리에 도달하여야 합니다. 그 원천에 철저
히 통하여 홀가분하게 구속을 벗고 스스로 증득하여야 합니다. 본체
는 허공과 같아서 그 경계를 알 수 없고 범위를 알 수 없습니다. 옛
날에서 지금까지 펼쳐져 있어 만 가지 현상으로도 그것을 포괄하지
못하고, 범부와 성인으로 한정하거나 구분하지 못합니다. 청정하여
가림없이 드러나 있으며, 맨몸으로 뚜렷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이것
을 가리켜 본래의 모습, 또는 본래 바탕의 풍경이라 부릅니다. 한 번
증득하면 영원히 증득하는 것이라 미래의 끝이 다할 때까지 생성이
니 소멸이니 하는 것에 걸리고 막힐 일이 없습니다. [자잘한 득실과
시비, 번영과 쇠퇴, 고요함과 어지러움 같은 것들을 단번에 바로 잘
라내 버리고, 잡아 지키기도 하고, 자재하게 움직이기도 하면서 오래
312 · 정독精讀 선문정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