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5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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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록 간절히 조심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어 있는데, 『원오어록』에서는

             “발디딤이 굳건하지 못하여 철저하게 증득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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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라는 구절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그러니까 원오스님이 보는 깨달음 이후의 수행이란 견해가 일어나
             다시 분별에 떨어지는 일을 조심하는 것이고, 굳건하지 못한 발디딤을

             조심하는 일이다. 이에 비해 성철스님의 보임은 그 설명식 번역문에 제
             시한 바와 같이 한 번 깨달으면 ‘미래제가 다하여도 망실하지 않는’ 완

             전한 깨달음을 전제로 한다. 그것이 깨달음의 실천이자 대무심의 자리
             에 유희하는 일이라 본 것이다.

                성철스님의 증득은 ‘크게 쉬는 부처의 자리(大休歇地)’에 도달하는 일
             이다. 이 부처의 자리에 도달하면 추호도 의지할 바가 없고 다시 떨어

             질 일도 없다. 이 자리에서 자유롭게 쉬고 노니는 것이 보임이다. 그러
             므로 완전한 무심의 자리가 아니라면 진정한 깨달음이 아니므로 보임

             이라는 말을 붙여 가며 수행의 고삐를 늦추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는 것이 그 주장의 핵심이다.



                【7-2】  直透本來妙心하면 亘古亘今하고 湛然不動하야 萬年一念

                이요 一念萬年이라 永無滲漏하야 ①[諦當之地,] 一得永得하야 無
                有變②易[異]하나니 乃謂之直指人心見性成佛이니라



                선문정로  본래의 진여묘심眞如妙心을 ③직투철증直透徹證하면 고금古今

                에 장긍長亘하고 담연湛然히 부동하여 만년萬年이 일념一念이요 일념




              171   圓悟佛果禪師語錄』(T47, p.778b), “但患體究處根脚不牢, 不能徹證, 直須猛截
                 『
                 諸緣令無纖毫依倚, 放身捨命, 直下承當.”



                                                             제7장 보임무심 ·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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