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3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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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러가는 것입니다. 하나의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면 만법에 잘못이
없습니다. 다만 견해가 일어나 스스로를 주체로 자처하는 일이 없도
록 간절히 조심해야 합니다. 자칫 나와 대상을 나누는 일에 떨어지면
필연적으로 사랑과 미움의 마음이 일어나 구속을 말끔하게 벗지 못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무심의 경계와 무념의 진정한 종취는 용
맹하고 날카로운 사람이라야 실증할 수 있습니다.
[해설] 선교宣教 벼슬을 지내고 있는 장중우張仲友라는 사람에게 내리
는 가르침(示張仲友宣教)으로서 진정한 공부의 요체와 궁극적 깨달음의
경계를 설하는 법문이다.
①과 같이 ‘허虛’ 자가 빠져 있는데, 그 번역문에 ‘내외가 허적虛寂하
고……’로 되어 있는 것을 보면 편집 과정에서 탈락된 글자이다. 1981년
초판본에 바로 되어 있던 것이 1993년에 가로쓰기로 바꾸면서 탈락되
어 2015년 본까지 이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②에서는 ‘철투徹透’를 ‘투철透徹’로 대체하였고, ③에서는 ‘만상萬象’을
‘만상萬像’으로 대체하였고, ④에서는 ‘농라籠羅’를 ‘나농羅籠’으로 대체하
였으며, ⑤에서는 ‘정나라淨倮倮’를 ‘정나라淨裸裸’로 대체하였다. 상호 통
용하는 관계에 있으며 의미상의 변화는 없다.
⑥의 긴 문단이 생략된 것은 만법에 여여한 무심의 자리가 다시 흔
들리는 일이 있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는 다음과 같은 언급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나의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면 만법에 잘못이 없습니다. 다만 견
해가 일어나 스스로 주체를 자처하는 일이 없도록 간절히 조심해야
합니다. 자칫 나와 대상을 나누는 일에 떨어지면 필연적으로 애착
제7장 보임무심 · 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