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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한 생략 등의 방법을 통한 문맥 조절이 행해진 것이다.
성철스님이 이렇게 문맥을 조절하면서까지 ‘견성은 곧 구경각’임을 강
조하는 것은 조사선이 곧 석가모니 부처님이 실천한 여래선과 같은 것
이고, 조사의 깨달음이 부처의 깨달음과 완전히 같은 것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성철스님은 조사선과 여래선의 통일, 근본불교와 선불교의
통일을 지향하고 있었다. 부처님은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추호의
해태심도 없이 수행에만 전념했다. 성철스님은 우리도 그처럼 살아가야
한다고 보았다. 거기에는 부처님을 모델로 하여 한국의 수행 풍토를 바
르게 복원하고자 했던 발원이 발견된다.
【7-3】 與無心으로 相應하면 乃是究竟落著之地니 ①[永嘉道,
但自懷中解垢衣.] 巖頭道하되 只守閑閑地라하며 雲居道하되 ②
[處]千萬人中에 如無一人相似라하며 曹山이 道하되 如經蠱毒之鄉
하여 水也不得沾他③[它]一滴이라하니 謂之長養聖胎며 謂之污染
④[染污]卽不得이니라
長養聖胎一句는 作麼生道오 不起纖毫修學心하고 無相光中에 常
自在로다
선문정로 ⑤진무심眞無心으로 상응하면 이는 구경의 낙착지落著地이
다. 암두巖頭는 “다만 ⑥무위무사無爲無事한 한한지閑閑地만 수호한
다.” 하였고, 운거雲居는 말하기를 “천인만인중千人萬人中의 ⑦분잡紛
雜한 곳에 있어도 일인一人도 없는 것과 같이 ⑧무심하다.”고 하였다.
조산曹山은 “고독蠱毒의 사향死鄕을 경과經過하는 것과 같아서 한 방
울의 물도 젖지 않는다.” 하였다. 이것을 성태聖胎를 장양長養하는 것
이라 하며 오염할 수 없는 ⑨무심의 진경眞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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