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3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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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불감스님의 “그것을 깨달은 사람은 완전히 달라 하루 12시간 가

             운데 그저 이렇게 한가하고 한가하게(閑閑地), 걸림 없고 걸림 없이(蕩蕩
             地) 마치 쟁반의 구슬처럼 건드리면 바로 구르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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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는 법문 에도 동일한 용례가 발견된다. 어느 경우나 깨달은 사람의
             한가한 경계를 드러내는 말이다. 성철스님은 그 경계가 ‘더 이상의 인위

             적 닦음’이 없는 자리임을 밝히기 위해 번역문에 ‘무위무사無爲無事’라는
             수식 성분을 추가하였다.

                번역문 ⑦의 ‘분잡紛雜한 곳에 있어도’는 천 사람, 만 사람이 있는 곳
             의 특징을 드러내기 위해 추가한 것이고, ⑧의 ‘무심하다’는 ‘일인도 없

             는 것과 같이’의 본뜻을 밝히기 위해 추가한 것이다. ⑨의 ‘무심의 진경
             眞境’은 오염시킬 수 없는 무심의 자리에서 유희하는 것이 보임임을 강조

             하기 위해 추가한 설명식 구절이다. 이 연속된 3번의 추가는 모두 본문
             의 뜻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단순 추가로써 진정한 무심의 경계를

             강조하기 위한 의도가 뚜렷이 드러나 있다.



                【7-4】  心冥境寂然後에 有所證入하나니 及至證入①[之後]하야
                는 證亦非證이요 入亦非入 이라 翛然通透하야 如桶底②[子]脫하야

                사 始③豈[契]無生無④[爲]한 閑閑妙道正體니라



                선문정로  내심內心이 현명玄冥하고 외경外境이 공적空寂한 연후에 ⑤대
                도大道에 증입證入한 바 있나니, 증입證入하고 나서는 증證도 또한 증

                證이 아니요, 입入 또한 입入이 아닌지라, 소연翛然히 심통철투深通徹透
                하여 통저桶底가 함탈陷脫한 것과 같아야 비로소 무생무위無生無爲한




                 『
              178   佛鑑禪師語錄』(X70, p.253a), “十二時中只麼閑閑地, 蕩蕩地, 如珠在盤, 觸著便轉.”


                                                             제7장 보임무심 ·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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