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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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므로 더 이상의 수행이 필요 없으며, 만약 새로운 수행을 필요로
한다면 그것은 견성이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 견성했다는 사람이 넘쳐나는 불교계의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
가 하는 질문이다. 성철스님은 이것이 선종의 종지를 흐리고 정맥을 끊
는 심각한 병폐라고 보았다. 그리하여 그 견성이라는 것이 지해적 차원
에서 일어난 일시적 눈뜸이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한 것
이다. 잠깐의 눈뜸은 망상에 불과한 것으로서 진정한 견성이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흔히 참선하다가 기특한 소견이 생기면 그것을 두고 ‘견성했다’거나
‘한 소식 했다’고들 하는데 정작 만나서 살펴보면 견성하지 못한 사
람하고 똑같다. 과연 무엇을 깨쳤나 점검해 보면 제 홀로 망상에 휩
싸여 생각나는 대로 함부로 떠드는 것에 불과하다. 견성에 대한 그
릇된 견해와 망설은 자신만 그르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선종의 종
지宗旨를 흐리고 정맥正脈을 끊는 심각한 병폐이다. 7
【1-2】 如楞伽經偈에 云하되 諸天及梵乘과 聲聞緣覺乘과 諸佛
如來乘에 我說此諸乘은 乃至有心轉이니 諸乘은 非究竟이라 若彼
心滅盡하면 無乘及乘者하야 無有乘建立이니라 我說①[爲]一乘이
나 引導衆生故로 分別說諸乘이니라
선문정로 『능가경』 게송에 이렇게 말했다. 제천諸天 및 범중승梵衆乘과
성문연각과 제불여래승諸佛如來乘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승諸乘들
7 퇴옹성철(2015),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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