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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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꽃이 허공에 어지럽고, 하나의 망념이 마음에 일어나면 항하의 모
래 수와 같은 생멸이 생겨난다. 백태가 사라지면 환영의 꽃이 사라지
고, 망념이 소멸하면 진성을 증득한다. 병이 나으면 약을 끊어야 하
고, 얼음이 녹으면 물이 남게 된다. 신묘한 단약을 아홉 번 제련하여
무쇠에 한 점 떨구면 황금이 되는 것처럼, 지극한 이치의 한 말씀은
범부를 바꾸어 성인이 되게 한다. 미친 마음이 쉬지 않다가 쉬게 되
면 바로 깨달음이다. 거울이 청정하듯 마음이 밝아지면 본래가 부처
이다.
[해설] 『종경록』에서 가져온 문장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옛 선지식은
귀종지상歸宗智常스님을 가리킨다. 한 중과 귀종스님 사이에 이런 대화
가 있었다.
중:부처란 무엇입니까?
귀종스님:내가 말해 주면 그대가 믿을까?
중:스님의 진실한 말씀을 어떻게 믿지 않겠습니까?
귀종스님:바로 그대가 부처이다.
중:어떻게 보호하고 맡겨 둡니까?
귀종 스님:한 점 백태가 눈에 끼면 있지도 않은 꽃이 어지럽게 떨어
지는 법이지.
10
따로 보호하고 맡길 부처라는 것을 설정하는 일 자체가 눈에 낀 백
10 大慧普覺禪師語錄』(T47, p.820a), “僧問歸宗, 如何是佛. 宗云, 我向汝道, 汝還
『
信否. 僧云, 和尙誠言, 安敢不信. 宗云, 卽汝便是. 僧云, 如何保任. 宗云, 一翳在
眼, 空華亂墜.”
제1장 견성즉불 ·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