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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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유심有心 중의 전변轉變이므로 제승은 구경무심이 아니라고 말한
다. 만약에 그 각종의 유심이 멸진하면 제승과 그 승乘을 의지할 승
자乘者도 없어 승乘이라 하는 명칭조차 건립할 수 없는 ②대무심지大
無心地이다. 이는 제승을 초월한 최상유일승最上唯一乘이나 중생을 인
도하기 위하여 방편으로 분별하여 제승을 설한다.
현대어역 예를 들어 『능가경』의 게송에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모든 천
승과 범중승, 성문승과 연각승, 그리고 제불여래승이 있다. 내가 말
한 이 모든 수레는 모두 유심으로 지향하는 것이므로 모든 수레는
궁극이 아니다. 만약 그 마음이 모두 소멸한다면 수레라는 대상도
없고, 수레를 타는 주체도 없으며, 수레 자체를 설정할 수도 없다. 내
가 말하고자 한 것은 오직 하나의 수레(一乘)이지만 중생들을 인도하
기 위해 여러 가지 수레로 나누어 말한 것이다.
[해설] 『종경록』에서 가져온 문장이다. 원래는 『능가경』의 문장이므로
재인용에 해당한다. 여래가 다양한 실천의 길을 제시했지만 그것은 주체
와 객체조차 없는 한마음으로서의 부처를 가리켜 보인 것이었다. 다만
중생들의 상황이 다르므로 그에 맞는 실천의 방법을 제시했을 뿐이다.
여기에서 제천승과 범승은 세간적 차원의 지혜를 닦는 이들을 위한
법의 수레이다. 선행과 4선8정이 그들을 목적지로 데려가는 수레이다.
성문승과 연각승은 출세간의 지혜를 닦는 이들을 위한 법의 수레이다.
고집멸도의 4제법 등이 성문의 수레이고, 12인연이 연각을 위한 수레
이다. 제불여래승은 최상의 출세간 지혜를 닦는 이들을 위한 법의 수레
이다. 6바라밀, 중도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 5승은 각기 지향하는 바가 있다. 제천승과 범승은 10악을
제1장 견성즉불 ·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