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2 - 정독 선문정로
P. 332

요컨대 범성凡聖과 만덕萬德을 주어로 볼 수도 있고 목적어로 볼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성철스님은 이것을 주어로 처리하였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성철스님은 “한한지閑閑地는 철증무심徹證無心한 대휴헐처

                            183
            大休歇處의 표현” 이며, 또 “구경지를 체득한 대해탈도인은 이처럼 무
                                                       184
            위무사無爲無事하여 그저 한가롭고 한가로울 뿐” 인 보임을 실천할 뿐
            이라 강설했다. 그러니까 ‘자성을 철저히 깨치는 일’은 ‘구경각을 성취하
            는 일’이고, “하는 일도 없고 할 일도 없는 한가로운 대해탈인” 이 되
                                                                     185
            는 일이다. 이처럼 절대 경지이므로 범부는 물론 성인조차 짐작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 것이다. 짐작은 주체(能)와 대상(所)을 나누

            는 차원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성철스님은 이처럼 진정한 무
            심은 타인이 짐작할 수 없는 부사의한 경계라는 점을 드러내기 위해 이

            러한 번역문을 구성했던 것으로 보인다.



               【7-7】  到無心①[之]地하면 一切②妄念[染]情習이 俱盡하고 知

               見解礙가 都消③[銷]하나니 更有甚事리오 ④[是]故로 南泉이 云平
               常心이 是道라하니라



               선문정로  무심지에 도달하면 일체의 망념과 정습情習이 구진俱盡하고
               지견知見과 해애解礙가 도소都消하나니, 다시 무슨 일이 있으리오. 그

               러므로 남전南泉이 말하기를 “평상심이 도”라 하니라.



               현대어역  무심지에 도달하면 일체의 망상과 감정 및 습기들이 모두


             183   퇴옹성철(2015), p.146.
             184   퇴옹성철(2015), pp.148-149.
             185   퇴옹성철(2015), p.149.



            332 · 정독精讀 선문정로
   327   328   329   330   331   332   333   334   335   336   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