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4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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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된다. 오로지 무여의열반의 차원, 그러니까 아뢰야식이 영원히 소멸
하고 전5식, 제6식, 제7식이 영원히 소멸한 자리를 무심지라 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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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원오스님은 아뢰야식까지 영원히 소멸한 무여의열반의 자리를
가리키기 위해 무심의 자리(無心之地)라는 말을 사용하였다. 그런데 ‘지
之’ 자가 들어가 ‘무심의(之) 경지’가 되면 여러 상황에 통용되는 표현이
될 수 있다. 성철스님은 이것이 궁극의 무심지에 한정적으로 쓰이는 말
임을 드러내기 위해 ‘지之’ 자를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②와 같이 ‘망염妄染’을 ‘망념妄念’으로 바꾸었다. 망염妄染의
허망(妄)은 공의 도리를 배리하는 일이고, 오염(染)은 모양에 집착하는
일을 가리킨다. 요컨대 망염妄染은 일체의 생멸법과 그에 대한 집착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망염妄染이 사라진다는 것은 허망하고 오염된 중
생의 차원을 벗어나 진실하고 청정한 부처의 차원으로 진입하는 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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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한다. 그래서 망염妄染이 깨끗이 사라지는 일을 성불로 규정 188
하는 것이다.
성철스님의 ‘망념妄念’ 역시 분별과 집착의 의식 활동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뜻을 전달한다. 다만 이것은 수행의 초기부터 성불에 이르기까
지 다양한 차원의 의식 작용에 널리 통용되는 어휘이기도 하다. 망념이
생기지 않도록 수행하는 사람을 출가자라고 부른다는 다음의 구절을
보자.
186 瑜伽師地論』(T30, p.345a), “分位建立者, 謂除六位, 當知所餘名有心地. 何等爲
『
六. 謂無心睡眠位, 無心悶絕位, 無想定位, 無想生位, 滅盡定位, 及無餘依涅槃
界位. 如是六位, 名無心地. 第一義建立者, 謂唯無餘依涅槃界中, 是無心地. 何以
故, 於此界中, 阿賴耶識亦永滅故. 所餘諸位, 轉識滅故, 名無心地.”
『
187 大方廣佛華嚴經疏』(T35, p.821a), “以本識有二分, 一妄染分凡夫所住. 二眞淨分此
地所住. 由住眞如故捨黎耶之名, 又佛地單住眞如, 不云黎耶眞如, 今爲有變易報在.”
188 『大般涅槃經義記』(T37, p.739b), “於此體上更無生死妄染可得, 故卽如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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