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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스님의 법문에는 철저한 수행과 철저한 깨달음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가르침이 명확하게 나타나 있다. 이 법문을 보면 성철스님이 보임
            무심의 논의를 왜 전적으로 원오스님의 법문에 기대어 전개하였는지가

            이해된다.
               성철스님은 이를 논거로 하여 무애자재한 대적삼매에 노니는 무심도

            인의 유희를 보임으로 규정한다. 요컨대 보임은 대해탈지, 대해탈경계
            의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언가 닦고 배우고 익힐 것이 남아 있

            다면 그것은 견성도 아니고, 무심도 아니며, 보임도 아니게 되는 것이
            다. 오로지 크게 쉬어 할 일이 없는 대무심지의 자유자재한 생활만이

            진정한 보임이라는 성철스님의 주장이 힘을 얻는 지점이다.
               인용문에 표시해 놓은 것과 같이 원문에 손질이 가해졌다. ①과 같

            이 ‘도到’→‘치致’의 대체가 이루어졌다. 번역문을 보면 ‘지실至實한 평상
            의 대안온처大安穩處에 도달하면’으로 되어 있다. 두 글자 모두 ‘도달한

            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뜻의 변화는 없다. 다만 ‘치致’로 바꾸면 ‘치
            지실致至實’과 같이 유사 형태, 유사 발음이 중복되는 불편한 문장이 구

            성된다는 점, 『원오심요』나 『원오어록』에 모두 ‘도到’로 표기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달하면’으로 번역문을 구성하였다는 점 등에

            있어서 이 교체는 성철스님의 의도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치致’와 ‘도
            到’의 형태적 유사성으로 인해 초판본의 식자에 오류가 일어났던 것으

            로 보인다. 원문대로 교정하는 것이 좋겠다.
               ②의 ‘그렇게, 이렇게’ 등의 뜻을 갖는 지시대사 ‘임恁’에 백화 접미사

            ‘마麽’를 추가하였다. 선사들의 어록에는 대부분 ‘임마恁麽’로 기록되어




                妙心爲階梯, 及至作用應緣不落窠臼, 辦一片長久, 守寂淡身心, 於塵勞透脫去, 乃
                善之又善者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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