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9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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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고, ‘임恁’은 이 인용문 외에 거의 그 용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니

             까 성철스님의 이 추가는 원문 교정에 가깝다.
                ③과 같이 ‘경안輕安’→‘전안轉安’의 대체가 일어났으나 특별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번역문 역시 ‘자유로이 안온하나니’로 되어 있다. ‘자유로
             이(輕) 안온함(安)’으로 대응 관계가 성립하므로 원문이 그대로 적용되어

             있다. 바로잡아야 한다.
                ④, ⑤와 같이 ‘무엇’의 뜻을 갖는 의문대사 ‘심甚’에 접미사 ‘마麽’ 자

             를 추가했다. 뜻은 같기는 하지만 선가의 어록에는 ‘심甚’이 ‘심마甚麽’보
             다 압도적으로 활용 빈도가 높다. 그런 점에서 굳이 접미사를 추가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만 ‘심甚’을 ‘심하다’는 뜻으로 번역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를 차단하기 위한 친절한 가필에 해당한다.

                ⑥은 단순한 어순의 변화이다. ‘밥을 만나면 밥을 먹고(遇飯喫飯), 차
             를 만나면 차를 마신다(遇茶喫茶)’는 말은 선사들의 어록에 무수히 등장

             하는 상투어인데, 밥과 차의 순서는 전혀 상관이 없다. 원오스님도 『원
             오어록』이나 『원오심요』나 『벽암록』에서 밥과 차의 앞뒤를 법칙성 없이

             뒤섞어 설하고 있다. 다만 성철스님은 밥을 먼저 말하는 것이 더 일반
             적이라고 보았던 것으로 보인다.

                ⑦에서는 ‘2종견二種見’을 ‘2견二見’으로 바꾸었는데 두 단어 모두 영
             원론과 허무론의 분별적 견해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의미의 차이는 없

             다. 다만 그 번역문에 “당초에 이종二種의 견해가 없다.” 로 되어 있는
                                                               193
             것을 보면 이것을 바꾸겠다는 의도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복원해야

             한다.
                ⑦과 같이 ‘연화좌蓮華座’를 ‘연화대蓮華臺’로 바꾸었다. 경전에 보면 연




              193   퇴옹성철(2015), p.152.



                                                            제7장 보임무심 ·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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